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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두 다 예쁜 말들》 코맥 매카시 - 살아 나아가기
    책/소설 2020. 10. 28. 05:47

    미국, 1992

      

    그는 올바른 세상이 되는 데 필요한 무언가가 혹은 자신이 세상에 올바로 서기 위해 필요한 무언가가 빠져 있음을 알고 있었고, 그것을 찾기 위해 언제까지고 방랑할 것이며, 우연히 마주친다면 그것이 바로 자신이 찾던 것임을 깨달을 것이고, 그 깨달음은 옳을 것이었다.

     

    삶에는 모든 것을 송두리째 뒤바꾸어버리는 혁명적 순간들이 끊임없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러한 혁명적 순간들이 만들어내는 혼돈의 소용돌이를 버티는 것에 삶이 있다. 사람은 이러한 삶이 사는 것에서 살아가는 것으로, 살아가는 것에서 살아 나아가는 것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겪으며 성장한다.

     

    “그럼 네 나라는 어딘데?”
    “나도 몰라. 나도 어디인지 몰라. 그 나라에서 어떤 일을 겪을지도 모르고.”

     

    코맥 매카시의 『모두 다 예쁜 말들』에서 소년인 존 그래디 콜은 부모님의 갈등을 겪는다. 어머니는 돈이 되지 않는 목장을 팔아버리고 아버지와 이혼한다. 말을 좋아하는 존 그래디 콜은 친구 롤린스와 함께 말을 타고 혼돈의 땅인 멕시코로 떠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블레빈스를 만나 동행하게 된다.

     

    블레빈스는 운명처럼 번개를 무서워하다가 자신의 말을 잃어버리고, 이를 되찾으려다 멕시코 인들에게 말 도둑으로 몰린다. 존과 롤린스도 덩달아 말 도둑으로 몰리면서 멕시코 인들에게서 도망치다가 블레빈스와 갈라지고, 한 목장에 정착하게 된다.

     

    그곳에서 존은 알레한드라라는 소녀를 사랑하게 되지만, 말 도둑 사건으로 존과 롤린스는 감옥에 갇힌다. 감옥에서 죽을 고비를 넘긴 존은 알레한드라의 고모 할머니의 도움으로 롤린스와 함께 감옥에서 빠져나온다.

     

    롤린스는 미국으로 돌아가고, 존은 알레한드라를 찾아 목장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존은 자신을 감옥에서 꺼내준 고모 할머니에게서 멕시코 혁명의 순간을 살아간 그녀의 삶을 듣는다. 그리고 알레한드라가 자신과 같은 삶을 살지 않기를 바랬기에, 존과 더 이상 만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존을 감옥에서 꺼내준 것을 알게 된다.

     

    존은 이를 거부하며 알레한드라를 만나지만, 이내 이 모든 것을 운명이라 받아들인다. 그리고 다시 자신의 말에 올라타 달려 나간다.

     

    삶은 운명처럼 주어졌고, 혼돈은 운명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사람은 운명 같은 혼돈으로 뒤덮인 삶을 살아간다. 그렇게 살아가며 살아가는 것에서 살아 나아가는 삶으로 변화할 때, 비로소 삶은 자신의 것이 된다. 그리고 그제서야 자신의 삶으로 '모두 다 예쁜 말들'처럼 달려간다.

     

    그는 마음을 진정하려는 듯, 혹은 땅을 축복하려는 듯, 혹은 늙든 젊든 부자든 가난하든 검든 희든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이 쏜살같이 달려가는 세상을 늦추려는 듯 잠시 양손을 뻗은 채 가만히 서 있었다. 아무리 몸부림치든, 그 이름이 무엇이든. 살아 있든 죽어 있든 세상은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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