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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콤한 노래》 레일라 슬리마니 - 너와 나, 아무튼 우리
    책/소설 2020. 11. 4. 05:57

    프랑스, 2017

    너와 나는, 너와 나다. 우리가 아니다.

     

    레일라 슬리마니의 『달콤한 노래』에서 폴과 미리암에게 아이가 생긴다. 미리암은 아이를 돌본다. 그러나 그것이 싫다. 그녀는 가족, ‘우리의 어머니’가 아니라 ‘나’로 살고 싶다. 이들은 보모를 구한다.

     

    이민자 보모는 안 된다. 이들은 이것이 인종차별이라는 것을 안다. 그것이 잘못됐다는 것도. 그래도 이민자 보모는 골칫덩이다.

     

    미리암에게는 더 그렇다. 그녀도 이민자이기 때문이다. 미리암은 이민자가 너와 나는 같은 ‘우리’라는 내색을 할까 두렵다. 미리암은 우리가 아니라 ‘나’이다.

     

    이들은 ‘백인’ 보모를 구한다. 보모 루이즈는 폴과 미리암의 집과 아이를 ‘우리’처럼 돌본다.

     

    폴은 이런 루이즈가 못마땅하다. 보모 주제에. 그는 이것이 차별이라는 것을 안다. 그것이 잘못됐다는 것도. 그래도 그녀는 골칫덩이다.

     

    이민자인 미리암은 보모인 루이즈가 고맙고 미안하고 불쌍하다. 우리는 ‘여자’이니깐. 폴은 미리암에게 선을 그으라고 한다.

     

    말을 너무 다 들어주지 마, 계속해서 뭘 요구해댈 거야.

     

    아이들은 루이즈와 숨바꼭질을 할 때 일부러 그녀를 못 찾는 척한다. 그리고 그것을 그녀가 알도록 한다. 루이즈는 보모다. 우리가 아니다.

     

    아이들 곁에서 우리는 외로움을 느낀다......그들은 불행한 이들을 불쌍히 여기는 척하지 않아도 된다.

     

    루이즈는 자신을 대하는 폴과 미리암의 태도가 변하고, 아이들이 학교를 다닐 나이가 되자 불안해진다. 보모인 자신은 더 이상 이곳에 머무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럴 수 없다. 그녀는 ‘가난’하다. 남편은 죽었고 딸은 떠났다. 그녀는 ‘우리’가 필요하다.

     

    아이들이 없다면 폴과 미리암은 다시 아이를 낳을 것이다. 그러면 자신은 보모 일을 계속 할 수 있다. 떠나지 않아도 된다. 이곳에 머무를 수 있다. 망상증 우울증에 시달리던 루이즈는 아이들을 죽인다.

     

    우리가 행복하려면 누군가 죽어야 한다.

     

    그녀는 우리가 필요하다, ‘나’로 살려면.

     

    그녀는 한 번도 자기 방을 가져보지 못했다.

     

    너와 나는, 우리가 필요한, 너와 나다.

     

    그녀가 바라는 건 오직 하나다. 그들과 함께 세상을 이루고, 자기 자리를 찾고, 그곳에 거주하는 것, 몸을 숨길 둥지 하나, 따스한 은신처를 하나 마련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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