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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과 6펜스》 서머셋 모옴 - 평범한 삶의 특별함
    책/소설 2020. 10. 28. 05:16

    영국, 1919

     

    평범한 삶이란 타인에게 자신의 특별함을 맞추는 것이다. 그런데 타인은 너무 많고, 그렇게 타인에게 맞추다보면 자연스레 평균을 따르게 된다. 그러다 어느 날 자신의 특별함을 찾을 수 없을 때, 평범한 삶에서 자신이 낯설 때, 삶은 한없이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어딘가로 떠나서 잃어버린 자신의 특별함을 찾고 싶지만, 쉽지 않다.

     

    서머셋 모옴의 달과 6펜스에서 스트릭랜드는 평범한 삶을 살아간 증권인이었고, 평범한 사람들이 으레 그러듯이 자신의 특별함을 찾아 떠난다. 그 특별함은 예술이었고, 그는 평범한 삶을 거부한다. 그리고 그렇게 거부한 평범한 삶에는 더크와 더크의 아내인 블란치가 있었다.

     

    더크는 평범한 삶에서 특별함을 찾으려하였고, 평범한 삶에서 버림받은 블란치와, 평범한 삶을 거부한 스트릭랜드를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스트릭랜드를 동경하고, 블란치를 사랑한다. 그러나 스트릭랜드와 아내는 더크가 사는 평범한 삶을 부정한 사람들이다. 둘은 서로를 사랑하면서 더크를 배신한다.

     

    그러나 블란치와 스트릭랜드는 특별하지 않다. 단지 평범한 삶을 거부하였고, 평범한 삶에서 버림받았을 뿐이다. 특별함을 갈구하는 그들은 서로를 사랑하지만, 평범한 삶을 방황하고 있다. 스트릭랜드는 블란치의 버림받은 평범한 삶에서 떠나려 하고, 블란치는 스트릭랜드가 자신의 평범한 삶을 거부하자 자살한다.

     

    평범한 삶에서 특별함을 찾으려 한 더크는 스트릭랜드와 블란치가 갈구하는 특별함이 초래한 비극을 겪으며 자신의 평범한 삶으로 돌아간다. 스트릭랜드는 여전히 평범한 삶을 거부한 채 특별함을 찾아 타히티로 떠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아타를 만난다.

     

    아타는 평범한 삶을 거부하지도, 평범한 삶에 버림받지도 않았다. 그녀는 평범한 삶을 받아들였고, 그 속에 있는 고난을, 아이의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였다. 스트릭랜드는 평범한 삶 속을 살아가는 아타에게서 특별함을 발견하였고,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평범한 삶을 거부하며 갈구했던 특별함이 허울뿐임을 깨닫는다. 병에 걸린 스트릭랜드는 자신이 갈구했던 특별함을, 그림을 불태우고 평범한 삶 속을 살아가는 것이 으레 그러듯이 죽는다.

     

    달과 6펜스에서 달은 스트릭랜드가 갈구했던 특별함이고, 6펜스는 그가 거부했던 평범한 삶이다. 달에는 아무것도 없고, 6펜스 동전에는 여왕의 초상화가 있다. 아타는 자신의 평범한 삶 속을 살아가는 특별한 여왕이었고, 스트릭랜드는 평범한 삶 속에서 위대하게 죽었다. 속인이 성경을 인용하는 것이 잘못되지 않았듯이, 특별함은 자신의 평범한 삶 속에 있다. 평범한 삶이란 그 속에 깃든 특별함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 친구가 나를 잘못 본 거죠. 왜냐하면 나도 꿈을 가진다는 게 뭔지를 아는 사람이니 말입니다. 내게도 꿈이 있어요. 나도 나름대로는 예술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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