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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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모옌 - 이념과 삶 사이에 놓인 생명책/소설 2020. 10. 28. 05:19
중국을 대표하는 인물로는 마오쩌둥과 장쩌민이 있다. 흥미롭게도 이 둘은 극단의 사상을 오고갔다. 마오쩌둥은 문화대혁명으로 대표되는 극단적 공산주의 고수를, 장쩌민은 흑묘백묘로 대표되는 적극적 자본주의 도입을 추구했다. 중국은 이 두 명의 인물,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를 불과 반세기 만에 겪어낸다. 그렇게 양 극단 사이에서 중국 인민의 삶은, 그리고 그 생명력은 국가의 폭력 앞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모옌은 『개구리』에서 생명의 근원인 아기의 탄생마저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이름 앞에 계획되는 현실을 말하고 있다. 주인공의 고모는 문화대혁명 이전, 근대적 산부인과 기술을 받은 엘리트로, 수천 명의 아이들을 받아냈다. 그러나 그의 애인이 대만으로 도피하면서, 고모는 정부에 의심받지 않기 위해 그들의 정책인 계획생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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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걸음》 모옌 - 국가의 위선적 도덕에 희생 당하는 중국책/소설 2020. 10. 28. 05:04
모옌의 [열세 걸음]은 전체의 위선적 도덕을 위해 개인의 주체성을 희생해야 하는 중국의 현실을 카프카의 ‘변신’이 연상되는 다소 엽기적인 소재와 특이한 서술방식으로 탁월하게 표현하고 있다. 소설은 동물원 우리 안에 갇힌 정체불명의 서술자가 분필을 씹어 삼키며 청자인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물리교사인 팡푸구이는 수업 중 과로로 쓰러진다. 그러나 중국의 열악한 교사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는 대의를 위해 죽은 사람이 되고, 그의 아내인 투샤오잉에게 귀신 취급을 받는다. 장례미용사인 리위찬은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장례식장에서 시체를 당국의 입맛에 맞게 성형하는 일을 한다. 뚱뚱한 당 간부가 죽으면 인민에게 '열심히 일하는 당 간부'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그의 시체에서 지방을 제거하는 따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