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
《칼의 노래》 김훈 - 그 서늘함이 눈물겨운 노래책/소설 2020. 11. 2. 04:44
붓의 나라 조선의 왕들은 독살을 우려하여 은으로 된 숟가락으로 밥을 먹었다고 한다. 조선은 고려, 삼국시대에 비해 외침이 적었다. 그럼에도 조선의 왕은 누군가가 자신을 죽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조선은 유교의 나라다. 유교에서 이상적 국가는 왕이 유교 이념을 실현하는 국가다. 그리고 왕이 유교 이념을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면, 신하들이 왕을 올바른 길로 이끈다. 그러나 현실은 신하의 뜻을 왕이 얼마나 잘 따르느냐이고, 결국에는 왕권과 신권의 권력다툼이다. 조선의 건국세력인 사대부들은 고려의 귀족들과는 다르게 부만을 축적한 계층이 아니었다. 학문으로 무장했고, 유교 이념에 충실한 조선에서 사대부들은 학문으로 왕보다 우위에 서서 왕을 견제할 수 있는 명분을 갖출 수 있었다. 이성계와 함께..
-
《내 젊은 날의 숲》 김훈 - 삭막한 순수함책/소설 2020. 10. 28. 05:18
김훈의 소설은 삭막하다. 정확히 말하면 할 말만 한다는 느낌이다. 문체에서 굳이 멋을 부리려 하지 않는다. 김훈은 한 TV프로그램에서 ‘주어와 서술어로만 된 글을 쓰고 싶다’고 하였다. 따라서 김훈의 삭막함은 순수함에 가깝다.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려는 것이다. 단지, 그 보여주려는 대상이 삭막하기 때문에 소설이 삭막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김훈이 보여주려는 것은 삭막한 세상이고, 그 세상에서 소외된 자신이다. 그리고 김훈은 이러한 자신을 혐오한다. ‘공무도하’의 작가의 말에서 김훈은 “나는 나와 이 세계 사이에 얽힌 모든 관계를 혐오한다...(중략)...나는 맑게 소외된 자리로 가서, 거기서 새로 태어나든지 망하든지 해야 한다...(중략)...이번 일을 하면서 심한 자기혐오에 시달렸다.”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