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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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걸음》 모옌 - 국가의 위선적 도덕에 희생 당하는 중국책/소설 2020. 10. 28. 05:04
모옌의 [열세 걸음]은 전체의 위선적 도덕을 위해 개인의 주체성을 희생해야 하는 중국의 현실을 카프카의 ‘변신’이 연상되는 다소 엽기적인 소재와 특이한 서술방식으로 탁월하게 표현하고 있다. 소설은 동물원 우리 안에 갇힌 정체불명의 서술자가 분필을 씹어 삼키며 청자인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물리교사인 팡푸구이는 수업 중 과로로 쓰러진다. 그러나 중국의 열악한 교사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는 대의를 위해 죽은 사람이 되고, 그의 아내인 투샤오잉에게 귀신 취급을 받는다. 장례미용사인 리위찬은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장례식장에서 시체를 당국의 입맛에 맞게 성형하는 일을 한다. 뚱뚱한 당 간부가 죽으면 인민에게 '열심히 일하는 당 간부'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그의 시체에서 지방을 제거하는 따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