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젊은 날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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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젊은 날의 숲》 김훈 - 삭막한 순수함책/소설 2020. 10. 28. 05:18
김훈의 소설은 삭막하다. 정확히 말하면 할 말만 한다는 느낌이다. 문체에서 굳이 멋을 부리려 하지 않는다. 김훈은 한 TV프로그램에서 ‘주어와 서술어로만 된 글을 쓰고 싶다’고 하였다. 따라서 김훈의 삭막함은 순수함에 가깝다.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려는 것이다. 단지, 그 보여주려는 대상이 삭막하기 때문에 소설이 삭막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김훈이 보여주려는 것은 삭막한 세상이고, 그 세상에서 소외된 자신이다. 그리고 김훈은 이러한 자신을 혐오한다. ‘공무도하’의 작가의 말에서 김훈은 “나는 나와 이 세계 사이에 얽힌 모든 관계를 혐오한다...(중략)...나는 맑게 소외된 자리로 가서, 거기서 새로 태어나든지 망하든지 해야 한다...(중략)...이번 일을 하면서 심한 자기혐오에 시달렸다.”라고 썼다..